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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당신의 사람이 아니라고?
늙은 위원이 심균당의 손목을 내려놓자 급히 물었다.
“좀 어떤가?”
늙은 의원은 수염을 쓰다듬었다.
“한기가 침투해 열이 많이 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랫동안 약을 먹어 몸이 극도로 허약해져 있습니다. 장기간 요양해야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듯합니다.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않으면 나중에 아이를 낳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수기는 기가 막혔다.
“어떻게 그럴 수가!”
늙은 의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화를 냈다.
“오히려 소인이 나리께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 여인은 나리의 사람이 아닙니까?” 의원의 질타 섞인 물음에 목수기는 몸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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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기는 난처해하며 헛기침을 한 번 한 다음 살짝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이보게, 내가 실수로 그만 처자의 몸을 크게 상하게 했네. 자네에겐 방법이 있을 게 아닌가. 일단 열을 좀 내려 주게.” 늙은 의원은 하얗게 센 수염을 쓰다듬으며 제자에게 손짓했다. 어린 제자가 약상자를 가져왔다.
늙은 의원은 약상자를 열면서 목수기에게 말했다. 파워볼사이트
“소인이 우선 부인께 침을 놓아 열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건강을 원래대로 회복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나리께서 앞으로 잘 보살펴 주십시오. 이따 처방을 써 드릴 테니 하인을 보내 소인의 약방에서 약을 받아 가십시오.” 늙은 의원이 심균당을 부인이라고 호칭하자 목수기의 얼굴은 더 새빨개졌고 화끈거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늙은 의원에게 전후 사정을 얘기해 줄 수 없었다.
목수기는 말해 주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늙은 의원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미리 고맙다는 말을 하는 바이네.” 늙은 의원은 손사래를 쳤다.

어멈이 다시 심균당의 손을 휘장 밖으로 꺼냈다.
늙은 의원은 오랜 세월 의원으로 일했기 파워볼게임 때문에 심균당에게 능숙하게 침을 놓아 주었다.
늙은 의원이 약상자를 정리하고 떠날 채비를 하자 목수기가 친히 그를 전정까지 배웅했다.
늙은 의원은 목수기를 살펴보다가 왼손에 생긴 상처에 주목했다. 그는 즉시 목수기의 손을 치료해 주려고 했다.
목수기는 그동안 의식하지 못하다가 늙은 의원이 상처를 언급하니 그제야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목수기는 늙은 의원이 상처를 싸매도록 내버려 두었다.
늙은 의원이 떠난 후 목수기는 심균당을 살피러 후원으로 갔다.
후원에 들어가다가 목수기는 심균당의 더러운 옷을 가지고 나오는 어멈과 마주쳤다.
목수기가 어멈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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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떤가?”
어멈은 열이 내렸다고 손짓했다.
목수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늙은 의원의 의술이 기대 이상으로 꽤 쓸모가 엔트리파워볼 있는 것 같았다.
목수기는 더럽혀진 심균당의 옷을 보며 어멈에게 지시했다.
“어멈, 이 옷들은 빨지 말고 주방 아궁이에 넣어 태워 버리게. 깔끔하게 처리해야 하네,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어멈은 값비싼 옷감으로 만든 옷을 왜 태워 버리라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주인의 명이라 그대로 따랐다.
목수기는 안으로 들어갔다. 내실과 외실을 구분하는 병풍을 바라보던 그는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왠지 모르게 심장 박동도 매우 빨라졌다.
목수기는 오늘 있었던 많은 일들을 떠올려 보다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목수기는 병풍을 돌아 침실로 들어갔다.
가까운 곳에 있는 침상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침상 휘장의 절반은 고리에 걸려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침상 바닥까지 늘어뜨려져 있었다.
휘장이 올려진 곳으로 심균당의 얼굴이 드러났다. EOS파워볼
침상에 누워 있는 심균당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표정은 평온해 보였다.
심균당은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기다란 눈썹은 조금 짙었고 속눈썹은 길었다. 기다란 머리카락은 부드럽고 윤기가 흘렀다.
코가 오뚝하고 입술은 붉었다. 피부는 우윳빛처럼 하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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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빛이 창백해 조금 아파 보일 뿐이었다.
심균당은 조용히 침상에 누워 있었다. 고열 탓에 불그레했던 얼굴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심균당은 지금 여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남색 저고리와 옅은 노란색 치마를 입고 있었다.
저고리의 소매와 옷깃에는 새하얀 토끼털이 덧대져 있어 얼굴이 더욱 귀여워 보였다.
여자 옷을 입고 짙은 눈썹을 지우자 천생 여자였다. 남자 영흥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목수기는 심균당이 여자 옷을 입고 있을 줄은 몰랐다.
사람을 돌보라는 지시를 받은 어멈은 당연히 여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여자 옷만 준비해 놓았으니 당연히 심균당에게 그 옷을 입혔으리라.
목수기는 발소리를 죽이고 침상 옆으로 걸어가 걸상에 앉았다.

목수기는 그윽한 눈빛으로 침상에 누워 있는 아리따운 여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심균당이 여자라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로투스바카라
매일 남자들로 득시글거리는 조정에서 남장을 한 채 부대껴야 하는 심균당을 떠올리자 목수기는 심히 걱정스러웠다.
엄청난 비밀을 간직한 채 조정에서 일한다는 건 목숨을 걸고 외줄타기를 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목수기의 눈길은 깊이 잠든 심균당의 얼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열이 정말 내렸는지 알아보기 위해 목수기는 손으로 심균당의 이마를 짚어 보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보들보들한 심균당의 얼굴을 쓰다듬어 보고도 싶었다.
감겨 있는 심균당의 눈은 아름다운 꽃봉오리처럼 계속 주위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목수기가 손을 내밀려는데 심균당이 갑자기 예쁜 눈을 번쩍 떴다.
황궁에서 데리고 나올 때부터 깊은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던 심균당이었다.
폭발하기 직전처럼 머리가 뜨거웠고 나중에는 손목에 찌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잠시 후, 몸이 한결 좋아졌다.
어멈이 들어와 시중을 들 때부터 심균당은 의식을 회복하고 있었다.
조금 전 목수기가 발소리를 죽이고 들어온 것도 심균당은 알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월경을 시작하는 바람에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목수기가 알게 되었다.
순간 심균당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대체 목수기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계속 잠든 척하려고 했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심균당은 염치불고하고 눈을 떴다.

여자라는 사실이 주변 사람에게 알려진 건 처음이었다.
오랫동안 남자 영흥후로 살아온 심균당은 갑작스럽게 상황이 바뀌자 무척 어색했다.
막상 눈은 떴지만 눈길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막막했다.
심균당은 할 수 없이 말했다. 오픈홀덤
“목 대인, 오늘 일은 정말 고맙습니다.” 심균당이 갑자기 눈을 뜨는 통에 반쯤 내밀었던 목수기의 손은 공중에서 그대로 굳어 버렸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목수기는 즉시 손을 소매 속으로 집어넣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심균당이 먼저 말을 하자 잔뜩 찌푸려졌던 목수기의 미간이 조금 펴지기 시작했다.
심균당은 목수기를 ‘목 대인’이라고 불렀다.
심균당은 여자이긴 했지만 영흥후이기도 했다.

심균당이 의식을 회복한 후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아주 멀어진 것 같았다.
목수기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아당, 난 여전히 자네의 형님이야. 비밀을 알았다고 우리 관계가 소원해진 것인가?” “그,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러면 우리는 예전과 다름없어.” 목수기는 심균당과 멀어지는 게 싫었다.
“네, 알았어요. 목 형님은 생명의 은인이시니 이 아우는 형님 말씀에 따를게요.” 심균당은 조금 마음이 놓이는지 미소를 지었다.
목수기는 심균당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 모양을 하고도 자신을 ‘아우’라는 하는 것인가.” 심균당은 급히 말을 바꾸었다.
“여동생은 오라버니의 말씀을 따를게요.” 목수기는 심균당을 보고 싱긋 미소를 지었다.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목수기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꺼냈다.
“아당, 자네는 어쩌다가…….”
목수기는 말을 절반쯤 하다가 멈추었다. 뒷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비밀이 탄로 난 마당이라 심균당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심균당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제가 어째서 여자냐구요?”
목수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의식을 회복했을 때 심균당은 어멈이 옷을 갈아입혀 주었고 월경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자기가 여자라는 걸 누군가한테 발각당했다는 것까지…….
비밀을 안 사람이 횡포한 섭정왕이 아니라 목수기라는 게 무척 다행이었다.

마음이 크게 놓이는 한편 심균당은 목수기에게 부끄러웠다. 여자 옷을 입혀 준 걸 보면 목수기가 세심하게 신경을 써 준 것 같았다.
“목 형님도 저희 영흥후부의 상황을 잘 아시잖아요. 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자매가 제 역할을 맡아야 했을 거예요. 지금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가 저를 선택한 건 아주 잘하신 일 같아요. 덕분에 다른 자매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거잖아요.” 심균당의 말을 듣고 목수기는 침묵했다.
영흥후부는 남자 주인이 있어야 지탱할 수 있는 가문이었다. 심균당이 아니었다면 다른 자매가 맡아야 했다.
심균당이 든든한 기둥이 되어 대들보를 받쳐 주어야 자매들을 지킬 수 있다.
목수기는 여자인 심균당이 어렸을 때부터 남자로 길러졌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다.
분명 여자아이인데 남자처럼 자랐으면 얼마나 많은 고초를 겪었을까.
더구나 힘들어도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어 속으로 삼켜야 했으니 그 고통은 또 어떠했을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목수기는 마음이 아팠다. 심균당이 너무 가엽게 여겨졌다.
목수기는 심균당을 위로했다.
“아당, 자네가 여자라는 건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게.” 심균당은 입꼬리를 치켜 올리고 눈을 반짝거렸다.
“목 형님만 믿을게요.”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 빠져나갈 길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었다.
목수기를 믿긴 했지만 심균당은 영흥후부의 생사존망을 그 한 사람한테만 의존할 수는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면 영흥후부의 가족을 위해 빠져나갈 계획을 천천히 세워야 하리라.
목수기가 아니었더라도 심균당은 그 계획을 세울 작정이었다.
섭정왕은 점점 더 숨통을 조여 오고 있었다.

심균당은 만민전 복도에서 있었던 일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곳에서 심균당은 아무 거리낌 없이 섭정왕에게 막말을 쏟아 내는 바람에 섭정왕한테 미움을 샀다.
설령 앞으로 영흥후부의 지위가 높아진다 해도 섭정왕은 계속 견제하려 들 테니 편히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대한 빨리 빠져나갈 계획을 세워 두는 게 상책이었다.
심균당은 이 세계에서 평생 남장을 한 채 남자 행세를 하며 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탈출 계획을 세워 가족과 함께 이곳을 벗어나면 여자 옷으로 바꿔 입고 성실한 남자를 만나 자기 삶을 살고 싶었다.

목수기는 심균당이 자기를 믿어 주자 내심 기뻤다.
“아직 열이 나?”
심균당은 고개를 저었다.
늙은 의원의 의술이 뛰어나 침을 몇 번 놓았을 뿐인데도 열이 금방 내렸다.
미열은 조금 남아 있을 테지만 전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심균당은 미열쯤은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따가 벙어리 어멈이 탕약과 먹을 걸 가져올 거야. 아당은 여기에서 쉬도록 해. 이곳은 내 개인 소유의 별장이야.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 영흥후부에도 말해 두었고.” 목수기가 주도면밀하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에 심균당은 크게 탄복했다.
자기를 돌보는 어멈도 벙어리라 말을 하지 못했다. 영흥후부에도 사람을 보내 알리기까지 했다.
심균당은 목수기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끼면서도 왠지 경계심도 들었다.

하지만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본인도 자각하지 못했다.
“형님께서 수고가 많으셨어요.”
“이제 막 열이 내렸으니 기운이 없을 거야. 잠을 푹 자도록 해. 탕약이 다 되었는지 보고 올게.” 심균당은 얌전히 이불 속으로 들어간 다음 코까지 올라오게 이불을 끌어당겼다.
심균당은 초롱초롱한 눈만 내놓고 깜빡거렸다.
그 모습을 본 목수기는 귀엽고 하얀 토끼처럼 느껴져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목수기는 감정을 억누르고 내실을 나왔다.
몇 걸음 떼기도 전에 밖에서 호위무사가 목수기를 찾았다.
“도련님, 큰일 났습니다. 근처 골목에 시위가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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