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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괘씸한 영흥후
진천화는 섭정왕을 처소로 데려가기 전에 호양운에 영흥후를 속히 찾아오라고 말했다. 공을 세워 잘못을 만회하라는 의미였다.
영흥후를 데려오지 못하면 섭정왕이 의식을 회복했을 때 호양운은 감당할 수 없는 벌을 받게 될 수도 있었다. 그때는 심복들부터 화를 입을 게 뻔했다.
호양운은 사안의 중대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진천화에게 꼭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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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용성은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용성이 왜 그렇게 분위기가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연경성에서 파견한 관리가 용성을 쇄신하는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연경성의 고위 관리가 용성에 계엄령을 선포하려고 해서 분위기가 살벌해졌다는 사람도 있었다.
용성 감옥에서 탈옥한 죄인이 있어 병사들이 쫓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용성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고 동쪽 하늘은 물고기 배처럼 오픈홀덤 하얗게 밝아 올 때 심균당은 용성 경계를 벗어나고 있었다. 정주성 나루터까지는 한나절 거리에 불과했다.
심균당은 마차가 성을 나오고 얼마 되지 않아 섭정왕이 북문까지 왔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성을 나가는 게 차 한 잔 마실 시간만 늦었어도 심균당은 섭정왕과 부딪쳤을 터였다.

심균당이 억세게 운이 좋다고밖에는 지금 이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할 말이 없었다.
말 등에 앉아 있는데 새벽 미풍이 불어왔다. 심균당은 자신이 새장에서 풀려난 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를 되찾은 새는 광활한 대지와 창공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햇살, 이슬, 바람, 비 등으로 목욕했다.
정주성으로 가는 길은 안전한 편이었다. 심균당은 진즉에 마차를 버리고 예전 원로 영흥후의 심복이었던 중년 남자들처럼 말을 타고 신속하게 이동했다.
좁은 길을 갈 때는 마차보다 말이 훨씬 편했다. 세이프게임
옷 역시 간편한 남성용 기마복으로 갈아입었다.
채찍을 들고 말을 모는 심균당한테서는 남자한테서도 찾아보기 힘든 멋이 느껴졌다.
중년 남자들은 영흥후를 보면서 남쪽 국경으로 오기 전 원로 영흥후가 했던 얘기가 떠올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아씨가 진짜 남자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면 지금쯤 영흥후부도 연경성에서 당당하게 위세를 떨치고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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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긴 했지만 그들이 아쉬울 건 없었다. 젊은 시절 원로 영흥후를 따를 때 주인은 그들을 결코 소홀히 대한 적이 없었다.
평생 영흥후부를 위해 살겠다고 다짐한 그들이었다. 영흥후부가 은둔했더라도 영흥후의 능력이라면 그들의 후손들도 안락한 삶을 영위할 거라 생각했다.
심담은 심균당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으면서도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걸 잊지 않았다.
“나리, 천천히 가시지요. 이곳은 길이 좁아 자칫 길가 나뭇가지에 걸리며 옷이 찢어질 수도 있습니다.” 심균당은 속도를 늦춰 뒤따라오는 중년 남자들과 거리를 좁혔다. 심균당이 그들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자매들은요?” 심담은 말을 천천히 세이프파워볼 몰며 심균당에게 영흥후부의 상황을 자세히 말해 주었다.
“나리와 섭정왕이 남쪽 국경으로 가던 중 자객의 습격을 받아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원로 영흥후 나리께서는 크게 놀라셨습니다. 하마터면 병이 재발할 뻔했지요. 다행히 나리께서 구해 오신 약재가 많이 남아 있어 원로 영흥후 나리의 병세를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원로 영흥후 나리께서는 소식이 없자 오히려 크게 마음을 놓으셨습니다.” “그런 일이…… 다행입니다.”
심균당은 할아버지의 병이 재발할 뻔했다는 말에 크게 놀랐으나 약재 덕분에 진정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안심했다.

그러나 순간, 설산람 덕분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섭정왕이 떠올랐다. 문득 손부에서의 치열했던 전투가 생각나며 그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잠시 섭정왕 걱정에 멍하니 있는데 심담이 말을 이었다.
“나리가 분명 섭정왕과 함께 있을 거라 하셨습니다. 섭정왕에게는 시위가 많으니 나리가 다치셨을 수는 있어도 목숨에는 지장이 없을 거라 말씀하셨지요. 그래서 소인들에게 나리의 행방을 알아보라고 하셨습니다. 나중이 게일이 정주성에서 나리를 보았다고 알려 왔습니다. 하여 소인들은 부랴부랴 용성에 가서 나리를 맞을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게일한테 나리 소식을 듣자마자 소인들은 즉시 연경성에 이를 알렸습니다.” “그런 거였군요.”
심균당은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원로 영흥후 나리와 노부인께서는 모두 무탈하십니다. 아씨들한테는 나리에 관해 말씀드리지 않아 평소처럼 평안하게 지내고 계십니다…….” 심균당은 중년 남자들과 오솔길을 나란히 걸으며 심담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심담이 말을 마치자 심균당이 말했다. 파워볼사이트
“숙부님이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할아버지를 대신해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나리, 무슨 말씀을 그리하십니까. 소인들은 그저 응당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용성에서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 이후에는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배에 올라 갑판에 선 심균당은 저도 모르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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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어째서 섭정왕의 행동이 굼벵이처럼 느린 걸까?’ 섭정왕이 쫓아오지 않은 덕분에 심균당은 용성을 나와 순조롭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배에 오를 때나 마차가 정주성을 떠나려 할 때도 심균당 일행은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섭정왕이 나를 쫓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한 건가?’ 그게 아니고서는 지금 상황을 명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심균당은 섭정왕에 관한 일을 떠올리지 않기로 했다. 배가 연경성 방향으로 나아가는 동안 심균당은 가족과 함께 연경성을 빠져나가는 계획을 세우는 데 골몰했다.
심균당은 섭정왕한테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있었고 영흥후부 역시 섭정왕과는 적대관계였다.
할아버지는 많은 일을 겪은 후 은둔할 결심을 굳혔다. 파워볼게임사이트
현재 황제는 어른으로 성장했고 황제 지지파와 섭정왕 지지파는 치열한 당파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영흥후부가 은둔하기에는 최적의 시기였다.
심균당은 최대한 빨리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로 영흥후의 심복들은 영흥후가 어려운 일을 많이 겪고도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 주자 크게 마음이 놓였다.
남쪽 국경에 가면서 섭정왕이 심균당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원로 영흥후는 크게 우려했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그들은 정주성에서 배를 탄 후 이틀도 되지 않아 바로 배에서 내려 마차를 타고 관도를 이용해 연경성으로 향했다.
꼬박 하루 동안 관도를 달린 그들은 다시 마차를 버리고 말로 갈아탄 후 좁은 오솔길로 갔다.
이동 수단과 이동 경로를 수시로 바꾸면 제아무리 뛰어난 섭정왕의 척후병일지라도 그들을 추적하기 어려울 게 뻔했다.
원로 영흥후의 심복들은 그쪽으로 경험이 많은 듯했다.
심균당 일행은 연경성 근처의 한 성에 도착해서야 장수가 보내온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장수 일행은 심균당보다 5, 6일 정도 뒤처져 있었다.
연경성에는 섭정왕이 심어 놓은 첩자들이 많았다. 심균당은 연경성 근처까지 왔지만 성으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심균당은 심담에게 영흥후부로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하게 했다.
심균당은 일단 연경성 근교에 있는 영흥후부의 별장에 머물기로 했다. 파워볼실시간


멀리 떨어진 용성의 섭정왕은 심균당과 달리 잘 지내지 못했다.
심균당의 용성 탈출을 막으려던 날 섭정왕은 피를 많이 흘려 결국 쓰러졌다.
진천화 등 시위들은 섭정왕을 용성의 저택으로 옮겨 치료했다.
튼튼한 사람은 병에 잘 걸리지 않지만 일단 몸에 이상이 생기면 생명을 위협할 만큼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남제 이황자의 연검에 찔렸을 때 섭정왕의 상처는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섭정왕이 몸을 살짝 틀어 급소를 피한 덕분이었다.
의술에 정통한 비밀시위가 살펴보았을 때도 생명에 지장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날 섭정왕은 독을 탄 술을 입에 조금 대었고 나중에는 칼에 찔리는 부상을 입었다.

섭정왕은 성치 않은 몸으로 심균당의 뒤를 쫓았고 심적 고통도 심했다.
결국 너무 무리한 탓에 몸이 견디지 못한 것이었다.
진천화가 급히 처소로 옮겼지만 섭정왕의 몸은 펄펄 끓는 것처럼 뜨거워졌다.
고열은 쉽게 내려가지 않았고 냉혹하던 얼굴은 몹시 창백했다. 잔뜩 찌푸린 미간도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위 공공은 용성에서 가장 용한 의원을 불러왔다. 그 의원은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조상 대대로 내려온 비법으로 섭정왕에게 침을 놓아 주었다.
섭정왕은 그제야 저승길로 가던 걸음을 되돌릴 수 있었다.

아침에 섭정왕의 침실에서 의원이 나오자 위 공공은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제때 데려왔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늦었어도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늦었으면 화타가 다시 살아 돌아와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사실 귀인은 몸이 좋은 편입니다. 건장하고 체력도 좋지요. 병은 마음에 있습니다. 귀인께서는 울화가 마음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가슴에 한이 맺혔을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요. 귀인이 쾌차하려면 가슴속 응어리부터 풀어야 합니다.” 의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약을 몇 재 지어 드릴 테니 우선 먹이십시오. 그리고 며칠 동안은 절대 흥분하거나 화를 돋우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의원의 말을 듣고 위 공공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났다. 위 공공은 의원에게 다가가 주의사항을 자세히 물어본 다음 그를 문까지 배웅했다.
의원이 마차에 올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위 공공은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소매로 닦았다.
섭정왕을 살렸기에 다행이었다. 섭정왕이 죽었다면 그들도 함께 매장되었을 터였다.
‘괘씸한 영흥후 같으니, 왜 하필 지금 도망친 거지? 우리 전하께서 그렇게 잘해 주었는데도 부족한 것이냐?’ 침상에 누운 섭정왕이 회복하려면 최소한 보름은 걸릴 것 같았다.
용성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그들은 당장 연경성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섭정왕이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섭정왕은 침상에 누운 채 의식이 없었다.
하지만 진천화, 호양운 등 시위들은 심균당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3일 동안 용성을 이 잡듯이 뒤졌는데도 심균당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손 지부의 행방 역시 묘연했다.
이에 진천화 등 시위들은 심균당과 영흥후부의 사람들이 일찌감치 용성을 빠져나갔다는 결론을 내렸다.
용성을 나갔다면 심균당을 찾는 건 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다.
진천화는 부하 몇 명에게 심균당을 계속 찾으라고 지시한 후 호양운과 함께 섭정왕이 머무는 저택으로 돌아왔다.
오늘 아침, 의식불명이던 섭정왕이 마침내 깨어났다.
섭정왕은 심한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낯빛이 창백하고 몸이 갑자기 홀쭉하게 말라 있었다.
건장하던 몸이 마른 장작개비처럼 변했고 뺨도 움푹 들어가 있었다. 눈 역시 몹시 퀭해져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자니 위 공공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잠시 후, 위 공공은 젊은 태감의 손에서 찬합을 건네받아 다시 섭정왕의 침실로 들어갔다.
휘장을 걷었을 때 섭정왕은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 공공은 침상 옆에 놓인 의자에 앉은 다음 찬합을 열었다.
위 공공은 찬합에서 한 시진 동안 끓인 보양탕을 꺼냈다.
“전하, 점심 드릴 시간이옵니다. 의원 말로는 지금은 음식을 드실 수 없고 이 보양탕만 드셔야 한다고 합니다. 소인이 먹여 드리겠습니다.” 섭정왕은 한참 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가 결국 위 공공을 쳐다보며 말했다.
“연경성에서 보내온 비밀보고서를 가져오라.” 위 공공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섭정왕은 현재 나랏일을 할 몸 상태가 아니었다.

“저, 전하. 옥체를 중히 여기셔야 합니다…….” 위 공공이 말을 끝마치지도 않았는데 섭정왕은 인상을 팍 구겼다.
위 공공은 즉시 타협하듯 웃으며 말했다.
“전하, 일단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소인이 바로 가져오겠습니다.” 위 공공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이어서 말했다.
“전하, 비밀보고서를 읽으신 후 이 보양탕을 드십시오. 건강해야 이후에 영흥후와 함께 시간을 보내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섭정왕은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이번에는 바로 싫다고 하지 않고 위 공공에게 손을 휘휘 저었다.
빨리 다녀오라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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