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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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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따라 시집따라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4-06-14 10:38     조회 :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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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 향수의 서정과 인생의 의미
시인따라 시집따라
김 준 (시조시인, 서울여대 명예 교수)

1.
백필기 시인은 다른 여느 시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을 소재로 하여
시를 써왔다. 그에게 있어 자연이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상징하며 끝
없는 생명의 빛을 발산하는 대상이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정서적 측면
이 강하여 뛰어난 서정성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자연감정을 노래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연과의 교감에서 오는 정서반응으로 그의 시가 자연
찬미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것은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노래하면서 친화적인 감정이 싹튼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때로 시인은 자연의 객관적인 사실 묘사를 통하여 섬세함을 보여 주기
도 하는데 이는 예민한 감수성과 풍부한 상상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다. 그래서 그의 시는 난해한 시어보다는 일상적인 쉬운 언어들을 수용
하여 생명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꽃을 소재로 하여 쓴 시가 많은데 이것은 인간의 정서를 일깨워 그
리움을 되살리는 매개체로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인의 감정
이 꽃에 이입되어 우리에게 시적 미학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시적 외면보다는 내면을 중시한 시에서 독자들을 따스한 시적 정서를 느
끼며 감동을 받게 된다.
백필기 시인은 자연을 보며 느끼는 정서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데, 특히 한국의 자연 풍경들을 우리의 정서로 표현하여 아름다운 정조를
보여 주고 있다. 이렇게 자연에서 소박한 기쁨을 얻으며 마음의 위안을
받게 되어 결국에는 무념, 무상의 정감까지도 누리게 된다. 이것은 청빈
과 벗하면서 자연과 동화되는 정신적인 여유마저 보여 주며 삶의 여유까
지 연계되고 있다. 즉 시인은 자연에서 평온함을 느끼며 마음의 안정대를
형성하여 안주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앞산에
하얀 잔설
아직도 남았는데

훈풍이
다가와서
꽃눈이 부풀었다

설레는
소녀 가슴에
마음 먼저 피었구나.
「봄이 오는 길목에서」전문


이 시는 자연을 보며 느끼는 시인의 풍부한 감정이 어떤 제한이나 구
속 없이 자발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더 나아가 봄이 오는 풍경을 한국
적인 정서로 승화시켜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봄이 오는 모
습을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시가 정서적 예술의 표현임을 보여 주고
있다.‘하얀 잔설’ 과 ‘꽃눈’ 을 대비시켜 시각적인 묘사를 통해 감각적인
회화성을 제시한 것 역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꽃눈이 부풀었다’ ,‘마음 먼저 피었구나’ 에서 시인은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자연에 인격을 부여하고 있다. 바로 자연의 대상에 시인 자신
의 감정이나 정신을 이입시켜 자연과의 교감을 나누려는 모습인 것이
다. 이것은 친자연적인 입장으로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꽃눈’ , ‘소녀 가슴’ , ‘마음’ 으로 비
유된 것은 사물을 인격화하여 우리의 감수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감동
을 주려는 의도이다. 이렇게 봄을 기다리는 모습은 꽃눈에서 소녀의 마
음으로 이입되어 자연과 동화되는 모습을 보여 준다. 봄을 기다리는 자
신의 마음을 꽃에 투영시켜 놓고 있는데 ‘설레는’ 에서 그 얼마나 즐거운
기다림인지를 알게 해 준다.

봉곳이
피어나는
연꽃이 우아한데

연잎에
빗물 맺혀
구슬보다 영롱하다

진흙에
고운 잎 피워
꽃피우고 구슬 여네.
「연꽃」전문

연잎에
맺혀 있는
물방울 영롱한데

굴러서
떨어질 듯
진주알 어른거려

은구슬
받쳐 든 이파리
흔들릴까 맘 졸여.
「은구슬」전문

이 시의 소재인 연꽃은 진흙에서 살면서도 주위에 물들지 않고 항상 둘
레를 밝게 비추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시인은 청정한 연꽃의 모습을 노래
하며 연꽃에 맺힌 이슬마저 구슬인 듯 감탄하고 있다. ‘구슬보다 아름답다’
, ‘꽃 피우고 구슬 여네’ 는 이러한 시인의 마음을 묘사한 것이다. 자연을 벗
하면서 생기는 자연친화감정은 시인으로 하여금 삶의 여유마저 느끼게 한
다. 비록 소박하고 단조로운 공간이지만 이곳에서 시인은 정신적인 여유
마저 맛보게 된다.
‘봉곳’ , ‘우아’ , ‘구슬’ , ‘영롱’ 과 같은 여성적이고 섬세한 시어는 시인의
밝고 순수함을 보여 주어 시적 아름다움을 주고 있다. 연꽃의 은은한 향
기는 소박한 정서를 자랑으로 살아온 한국 사람들의 서정에 알맞은 것이
다. 어쩌면 시인은 오염되지 않은 연꽃을 통해 원초적인 인간의 선한 품
성을 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 <은구슬> 역시 연꽃에 달려 있는 이슬을 노래하고 있는데 앞의 시 <연꽃
>에서는 ‘구슬’ 로 이 시에서는 ‘진주알’ 로 비유되고 있다. 이 시어에서 볼 때
시인은 자연찬미적인 경향을 보이며 세련된 미적 감각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언어 자체가 갖는 존재의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생생한 이미지와
생동감 있는 체험을 예술적으로 구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
국적인 정서에 맞는 섬세한 언어를 사용하여 기억이나 상상에 의해서 나
타내고 있는 이미지를 동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우리에
게 진한 감동을 주며 미의식의 추구라는 관점에서도 그 의의가 있다.
‘은구슬/ 받쳐 든 이파리/ 흔들릴까 맘 졸여.’ 에서 우리는 시인이 사물의
내면적인 신비나 생명력을 우선으로 투영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것은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고자하는 여유 있는 정신세계를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가을에 싹 틔워서 이겨낸 모진 추위
만연한 봄을 두고 널 품어 잎은 져도
예쁘게 꽃은 피는데 보고파서 애태운다.

놀랍게 꽃 피우려 설한풍 견뎌온 잎
연초록 한 시절에 널 위해 스러져도
화사한 꽃은 피는데 볼 수 없어 서럽다.
「꽃무릇」전문

이 시의 제목인 <꽃무릇>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을 말한
다. 이 <꽃무릇>을 보며 연모의 정을 노래한 것으로 그리움이 담겨 있
다. 여기에서 꽃은 추억을 되살리는 매개체로 쓰여 우리의 정서를 일깨
워 그리움을 통해 애틋한 슬픔마저 느끼게 한다.
이 시에서 자연은 서정공간으로 복고적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소재이
다. 그러므로 낭만주의의 속성인 솟는 정한을 노래하여 감상과 애수에
젖게 한다. 여기서 시인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그리움을 토로하며 동
경의 미학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자연을 하나의 인격체로 성숙시키
고 있는 모습에서 시인의 상상력이 돋보임을 알 수 있다. 화려한 꽃을
피우기 위해 설한풍을 견디고 모진 추위를 이겨낸 잎이 꽃을 보지 못해
서러워하는 묘사가 바로 그것이다. 꽃과 잎의 자연에 시인의 감정을 투
영시켜 감수성을 부여하는 것은 이렇게 자연의 질서 속에 자연과 인간
이 서로 어울려 살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간밤에
그려놓은
한 폭의 유화인가

물감을
뿌린 듯이
오색 단풍 타오르고

우수수
낙엽이 날아
그림 속에 바람 부네.
「내장산의 가을」전문

시 <내장산의 가을>은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로 국토산수
를 통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한 것이다. 이것은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국토애, 조국
애로 연계, 승화되는데 국토와 같은 애국적인 공간을 대상화했다는 점
에 그 의의가 있다.
‘유화’ , ‘물감’ , ‘오색 단풍’ , ‘그림’ 과 같은 시어에서 우리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서정성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그려놓은’ , ‘뿌린 듯이’ ,
‘바람 부네’ 와 같은 시어와 연결되어 감각적인 이미지와 생생한 동양화
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시인 자신이 산을 보며 느낀 이미지들
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시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 넣고 있다.
‘그림 속에 바람 부네’ 는 공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생생한 이미지
와 함께 생동감 있는 자연의 모습을 예술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2.
백필기 시인이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은 고독하고 쓸쓸한 것이다. 그래
서 그의 시에는 모든 것에 조락하는 가을을 등장시켜 허무함을 보여 주고
있다. 이것은 시인의 감정을 가을이라는 자연물에 이입시켜 우리의 정서
를 일깨워 주는 작업이다. 동시에 자연을 통해 자아를 확인하고 존재하는
인식의 자세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노래한
것과는 비교되는 것으로 자연을 통해 인생을 노래하고 삶의 본질을 추구
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정태적인 삶의 단면을 보여 주며 침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이러한 인생관은 시 <단풍잎>의 ‘인고의 상흔 남아/ 인생도/ 다를 바
없이/ 한 잎 낙엽 같은 것을’ 에서 잘 드러나 있다. 이것은 허무의 시각
에서 바라본 것으로 인생을 현실비가적이며 우수의 공간으로 여긴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 시인은 불교적인 시각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있는
점이다. 이는 불교가 삼국시대부터 우리의 내면을 지배하여 정서적으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왔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시인에게 불교는 종
교라기보다는 하나의 사상으로 영향을 끼친 듯하다. 그러므로 적막한
가을 산사에서 고독과 허무감을 느끼지만 시인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인연과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무상하다고 여기며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는 시인의 자세와 연결되고 있다. 또한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으며 인간 자신은 고독한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작업이
다.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중시하며 세속적인 것
에 연연해하지 않으려는 자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인은 무상함을 인식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달관의
경지에까지 이르고자 한다. 시 <가을 산사>에서 ‘도솔산 품에 안기어
백팔번뇌 해탈하랴’ 의 표현은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자 한 것으로 불교
의 정신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것은 무상의 현실 속에서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를 발견하여 밝은 세계로 나아가 기쁨과 안락을 누리려
는 것이다. 결국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인생
을 자조하려는 노력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찬란한 가을빛이 산정에 가득하여
정취를 마중하는 환영객 탄성 잦아
시성이 머물던 거리 국화향이 그윽하다.

녹음이 싱그러워 무더위 잊던 계곡
푸르던 이파리가 무서리에 멍들었나
요원에 만연한 단풍 가을색은 짙어간다.

황혼이 깃든 하늘 단풍잎 더욱 붉어
길손은 떠나가고 풍경도 잠이 들어
독경은 설운 적막을 슬픔으로 부추긴다.

우수수 갈바람에 낙엽이 흐느낄 때
소녀의 가슴마냥 부푸는 동백꽃눈
해묵은 잎사귀 뒤에 수줍은 듯 감춰라.

마지막 남은 잎새 서러움 가시거든
새하얀 눈꽃송이 비집고 앞에 나서
검붉은 복분자보다 붉은 꽃잎 펼쳐라.
「선운사」전문

시 <선운사>는 시인의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풍으로 물든 모습과 길손 마저 떠나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적막한
산사의 모습이 대비되어 그 쓸쓸함을 더하고 있다.
‘황혼’ , ‘길손’ , ‘독경’ , ‘적막’ , ‘슬픔’ 과 같은 시어의 사용은 이러한
시인의 감성을 표출해 주는 것으로 ‘떠나가고’ , ‘잠이 들어’ , ‘설운’ 과
어우러져 그 깊이를 더하고 있다. 특히 ‘길손은 떠나가고 풍경도 잠이
들어’ 와 같은 표현은 산수마저 잠든 것처럼 보임으로써 그 적막한 모
습을 극대화하고 있다. ‘슬픔으로 부추긴다’ 는 너무나 쓸쓸하여 슬프
기까지 한 산사의 모습으로 애절함마저 느끼게 한다.
초장에서 시인은 대상을 바라보거나 처해 있는 사물의 객관적 상황
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반면 종장은 시인 자신의 내면 세계에 터득
된 심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자아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그러
므로 우리는 이 시를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시인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데 그것은 고독하여 허무감마저 느끼는 것이다.

나들이 적막할까 더불어 가려는데
한사코 남겨두고 무심히 떠나지만
주던 정 끊을 수 없어 따라간들 내치랴.

혼자 걷기 외로워서 데리고 가던 너를
기어이 뿌리쳐야 마음이 편해지랴
발 맞춰 정답게 가면 동행길이 즐겁겠네.
「발자국」전문

시 <발자국>은 이렇게 고독하고 외로운 인생이지만 동행하는 사람
과 함께라면 즐겁게 갈 수 있다는 의식의 전환을 보여 주고 있다. ‘정
답게’ , ‘동행길’ , ‘즐겁겠네’ 와 같은 시어에서 우리는 이러한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데 이것은 어둠의 세계에서 밝음의 세계를 지향
하려는 시인의 자세인 것이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데서 행복을 느끼
며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우리에게 하나의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
것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가의 삶의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발자국이라는 소재에서 시인의 가치 있는 의식의 전환으로 인하
여 기존과는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 독창성을 높이
평가할 수 있는데 같은 소재라도 방법론에 따라 시인의 의식 방법이 달
라지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시인 고유의 상상력을 통해 다른 시적
진실과 미적 가치를 보여 줌으로써 우리에게 다른 시적 세계가 존재함
을 인식시키고 있다. 이것은 시인 고유의 영역으로 그 가치의 중요성은
높다고 하겠다.

석양에
물들어서
발갛게 타는 노을

낙조에
빤짝이는
은물결 아름다워

인생 길
황혼 녘에도
저와 같이 고왔으면.
「낙조」전문

이 시에서 우리는 또 다른 긍정의 시세계를 엿볼 수 있다. 타는 노을 반
짝이는 은물결에서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감탄하고 있다. 그
러면서 우리 인생도 자연의 순리대로 아름답게 끝나기를 바라는 심정이
담겨 있다. ‘석양’ , ‘인생의 황혼 녘’ 이 같은 의미로 사라져 가는 것을 의
미하고 있다.
이것은 시인이 자연에 조응하면서 내면세계에 숨어 있는 깊고 다양한
심사를 담담하게 노래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은 인생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품성을 추
구하려는 작업이기도 하다.

부귀영화
누렸어도
동산에 머무는 법

유택을
다듬은들
무상함이 없어질까

심산에
편히 잠들어
자연으로 귀의하라.
「자연으로 귀의하라」전문

시 <자연으로 귀의하라>는 또 다른 시인의 인생관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것은 인간이 결국 돌아갈 곳은 자연임을 제시하고 있다. ‘심산에/ 편히
잠들어/ 자연으로 귀의하라’ 는 이러한 시인의 의지가 집약된 것으로 모
든 것을 내려놓으려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무상하고 영원하지 않은 인생에서 온갖 번뇌를 내려놓고 정
신적인 삶을 풍요하게 하고자 하는 시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것은 소
유와 발전만을 강조하는 세상의 통념에 의문을 제시하는 것으로 인간의
본질을 발견하는 삶의 길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변하지
않는 삶의 진리를 찾고자하는 것이며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제시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시에서 자연이란 무념. 무욕을 상장하는 것으로 어머니와 같이 따
뜻하고 영원히 품어줄 것 같은 존재이다. 결국 인간은 자연의 질서에 순
응하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 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하겠다.

풋풋한 가을볕이 산정에 가득한 날
그 정취 버선발로 반겨 맞는 그리움이
구슬픈 독경 소리에 서글픔만 더하네.

녹음이 짙어지면 삼복의 그늘 풀던
어느새 단풍 든 잎 무서리로 더욱 붉어
온 산이 타 오르는가 마음까지 타는가.

붉게 탄 저녁놀에 단청은 비켜 앉아
길손은 떠나가고 풍경도 잠이 들어
좌선한 천년고찰이 산그늘로 잠기는가.

소슬한 바람결에 떨어지는 낙엽 하나
속세에 두고 온 님 못 잊어 기도할까
도솔산 품에 안기어 백팔번뇌 해탈하랴.
「가을 산사」전문

첫째 수의 ‘구슬픈’ , ‘서글픔’ 에서 스산한 가을의 정취가 엿보인다.
‘그리움’ 과 ‘서글픔’ 이 대비되어 우리에게 인생의 외로운 단면을 보여
주며 적막한 산사를 떠올리게 한다.
둘째 수에서는 ‘녹음’ 과 ‘무서리’ 를 통해 계절의 변화 속에서 우리의
인생 역시 그러함을 보여 주며 우수에 젖게 한다. ‘온 산이 타오르는가
마음까지 타는가’ 에서 단풍과 마음을 대비시켜 인생은 유한하지만 찬
란하고 아름다운 시절도 있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셋째 수에서 ‘단청’ 이란 옛날식집의 벽, 기둥, 천장 따위에 여러 가지
빛깔로 그림이나 무늬를 그린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하게 꾸
민 단청마저도 ‘붉게 타는 저녁놀에 비켜 앉은 단청’ 처럼 자연의 아름
다움에 비교되지 않음을 보여 주고 있다. ‘떠나가고’ , ‘잠이 들어’ , ‘잠
기는가’ 에서는 모든 것이 무상함을 보여 주며 감상과 애수에 젖게 만
든다.
마지막 수에 이르면 ‘속세’ , ‘백팔번뇌’ , ‘해탈’ 과 같은 용어를 사용
하여 우리 민족의 삶에 영향을 준 불교의 사상을 느끼게 한다. 불교에
서 ‘해탈’ 은 열반의 경지로 탐욕과 어리석음이 일으키는 번뇌의 불꽃
이 꺼진다는 뜻이다. 이것은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것으로 우리의 삶
이 기쁨과 안락함에 도달하게 되는 경지이다. 온갖 인연과 삶이 욕심
에서 벗어나 성숙한 삶의 모습을 보여 주며 달관된 경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어림한
그믐 같은
대낮의 달빛 속에

하릴 없이
빈들거린
무위식 그림자들

영혼이
떠나간 허울
서러움을 잊었는가.
「노숙자」전문

이 시는 현실에서 패배한 노숙자들을 보며 좌절과 고통의 삶의 모습
을 보여 주고 있다. 시 전반에 ‘그믐’ , ‘하릴 없이’ , ‘빈들거린’ , ‘무의식
그림자들’ , ‘떠나간’ , ‘허울’ , ‘서러움’ 같은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시어
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생의 허무함과 무의미함을 넘어 비극적인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삶의 비참함까지 고발하고 있는 것
이다.
그러므로 주제면에서 볼 때 현실이나 인생에 대한 비판이 있어 모순된
삶의 현장을 고발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 시는 제재의 독창성이 엿보이고 있는데 한국적 서정의 세계에서
탈피하여 소재의 공간적 영역을 확대한 점이 그 특징이다. 즉 자연이
나 개인의 감정만이 아니라 도시와 문명으로 소재를 전환하여 어두운
현실에 대해 준엄하게 비판하고 있어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백필기 시인의 또 다른 시세계의 특징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나 있는 점이다. 그러므로 어릴 때의 동심이 있고 아름다운 추억이 있
는 고향은 인간의 정서가 꽃핀 마음의 안식처인 것이다. 동시에 세속
적인 명리를 다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삶을 누
리고자 하는 시인의 바램이 담긴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인에게 있
어 고향은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다정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품처럼 그
리운 곳이다.
옛날 고향집의 추억, 착하고 순수한 고향 사람들, 그리고 가난 속에
서도 평화롭게 살아가던 모습들을 그리워하는 것은 오염되지 않은 환
경과 인간의 선한 품성을 추구하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시의
소재와 공간이 밝고 건강한 향토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시인은 향토적인 서정을 통해 동심의 순수한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이것은 물질주의와 비정한 인간 사회로 전락해가는 현대 사회의
모습에서 올바른 인간과 사회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한 점에서
도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시인이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인생을 살아가려는
모습에서 우리는 긍정적이고 밝은 세계의 미학을 찾을 수 있게 된다. 그
러므로 시인은 과거의 소중한 추억이 현재 우리들의 삶에 있어 어떤 의미
로 해석되고 평가되고 있는가의 물음을 독자에게 제시하고 있다.
보통 사람은 마음이 넉넉하고 충만한데서 행복해지며 일상적이고 사소
한 것에서 소박한 기쁨을 얻는다. 그런데 시인은 바로 이것을 고향과 그
곳에 계시는 어머니에게서 느끼고 있는데 그러므로 고향은 늘 한자리에
서 있는 나무처럼 시인에게 버팀목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리이삭 피어나면 깜부기 뽑아놓고
논두렁에 모여앉아 만들던 보리피리
온 동네 돌면서 불던 신바람 난 놀이패.

보릿대 구멍 뚫고 새롭게 만든 피리
운율에 발맞추어 온 동네 불며 돌던
그 때를 잊을 수 없어 그 시절로 가고 싶다.
「보리피리 불던 시절」전문

이 시는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구체적인 시어를 통해 사실적
인 표현으로 생동감있게 그려지고 있다. ‘보리이삭’ , ‘깜부기’ , ‘논두렁’
, ‘보리피리’ , ‘놀이패’ 같은 시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에게 향토적인
정서를 보여 주고 있다.
시 전체에 고향에 대한 전경이 회고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것은
일상적인 사실성을 회상적이며 구체적으로 노래한 것이다.
‘그 때를 잊을 수 없어 그 시절로 가고 싶다’ 는 유년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시인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
는 것은 진정한 자아를 찾고 인간적인 진실을 누리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갈망이자 동경인 것이다.
결국 시인에게 있어 고향은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는 것으로 삶의 여
유가 느껴지는 낭만적인 장소이다. 그러므로 따뜻한 분위기가 연출되
는 휴식공간으로써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 우리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
고 있다.

대보름
새벽달이
기울던 장독대에

정한수
올려놓고
기도하던 어머니는

소원이
얼마나 많아
그리 오래 빌었을까.
「어머니의 새벽기도」전문

시 <어머니의 새벽기도>는 모정에의 그리움이 주조를 이루는 시이
다. 원래 모정이란 세상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원초적인 그리움으
로 어머니는 한없는 그리움, 가슴저림을 형상화해 주는 소재이다.
우리는 삶의 어려움을 헤쳐 나온 어머니에게서 인생의 무게를 느끼
며 가슴아파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정이 있어 삶의 고난과 역경을 이
겨낼 수 있는 힘 역시 얻게 되는 것이다.
‘정한수/ 올려놓고/ 기도하던/ 어머니는’ 에서 우리는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가진 것도 없어 오직 자식을 위해 하늘에 빌 수밖에 없는 우리
네 가난한 어머니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
식을 보듬어 키운 어머니의 품을 떠올리면서 세상살이의 힘든 것을 모
두 잊으며 그 정성으로 오늘을 살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갈걷이
콩 타작에
소나기 묻어오니

알곡식
걷어 담고
멍석 말아 곁에 끼어

일곱 말
콩 가마니를
이고 왔던 할머니.
「할머니의 가을 걷이」전문

이 시는 할머니라는 평범한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소재의 관념성, 폐
쇄성에서 벗어나 생활시조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이렇게 단
순하고 평범한 소재를 통해 애매하고 모호함을 벗어나 자신의 일상성
을 이해하기 쉬운 직서법으로 노래하고 있다. 여기에 독자들은 쉽게
읽고 감동할 수 있어 친근감마저 얻게 된다.
바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는 시인의 따스
한 마음은 할머니마저 그리워하는 끈끈한 가족애로 연결되고 있다.
이 시에 등장하는 할머니는 우리네 보통 할머니처럼 생계를 위해 그
리고 자식들을 위해 평생 고생만 하신 분이다. ‘멍석 말아 곁에 끼어’
나 ‘일곱 말/ 콩 가마니를/ 이고 왔던 할머니’ 에서 우리는 할머니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강한 생활
력을 보여 주며 버거운 짐을 기꺼이 들고 오시는 모습에서 인간의 따
뜻한 향훈을 느끼게 된다.
4.
백필기 시인은 자연을 대상으로 하여 심오한 질서와 삶의 본질을 표
출하여 예술적인 유연미와 진실의 가치성을 추구하였다. 그러므로 자
연과 인생에 대한 관조를 통해 결국에는 긍정적인 삶을 추구한 시인이
라 말할 수 있다. 이것은 자연의 질서 속에 자연과 인간이 어울려 살 수
있는 유유자적한 정신세계를 구현한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연의 이상과 법칙을 깨달아 지혜로운 삶을 위해 순응하는
방법은 자연을 통해서 생활의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시가 자기 구원을 위한 영혼의 노래임을 자각하여 삶의 행로
에서 담담한 자세로 인생을 관조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로 그는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고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지혜롭
게 살아감으로써 행복한 인생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불교적인

백필기
•고성 출생, 수필, 시, 시조, 평론등단
•국제펜클럽 회원, 한국문인협회원
•한국수필 운영이사, 용수문학회장
•한국시 부회장, 편집, 심사위원, 해동문학 부회장, 편집위원
•한국문학세상 부회장, 심사위원, 시와 수필 운영위원
•건국대학교 외래교수, 노산문학상 수상, 해동문학 대상 수상
•한국문학세상 대상 수상, 시조문학 작가상 수상
•공단문학 수필부문대상 수상, 용산문학 수필부문대상 수상
사색을 곁들인 내면적인 명상을 통해 존재의 근원을 찾는 작업을 게
을리 하지 않았다. 이것은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삶에 충실
하려는 모습으로 사려 깊은 관조 사상을 통해 달관된 인생의 경지를
인식하려는 자세와도 연결되고 있다.
결국 자연과 인생을 노래함에 있어 단순한 소재에서 시인의 상상력
을 가미하여 사려 깊은 시적 의미를 부여한 시인이라 할 수 있다.



시인탐방, 시인따라 시집따라
Total 63 [ 날짜순 / 조회순 ]

63 자연과 인생을 통해 바라본 고단한 삶           09-19 운영자
김준(시조시인, 서울여대 명예교수) 자연과 인생을 통해 바라본 고단한 삶 - 송귀영 시인의 작품을 통하여 Ⅰ 송귀영 시인은 다른 여느 시인들처럼 시를 쓸 때 자연을 대상화하고 있다. 때로 서해, 백운봉, 대관령, 선운사, 정동진 등 우리나라의 명소를 돌아보며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 곳에서 시인은 친밀감을 느끼며 휴식과 더 불어 행복한 여유를 느낀다. 이것은 마음을 비우고 홀로 조용히 사유하여 무심하게 …

62 자연에서 추구한 인생의 본질           06-06 운영자
김준(문학박사, 서울여대 명예교수) 자연에서 추구한 인생의 본질 Ⅰ 조기술 시인의 시조를 살펴보면 그 누구보다도 자연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시조에는 비, 꽃, 별, 노을, 물, 산천, 밤과 같은 많은 자연들이 등장한다. 이것은 자연에 대한 사랑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자연과 친밀감을 느끼고 벗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때 시인은 자연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켜 인격화시키…

61 긍정적 밝은 세계를 향한 삶의 의미           02-21 운영자
김준(시조시인, 서울여대 명예교수) 긍정적 밝은 세계를 향한 삶의 의미 1 정진상은 자연을 바라보고 노래하면서 그 속에서 인생의 의미와 이치를 파악 하고자 노력한 시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시에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여 자연의 질서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유유자적한 정신세계를 구현 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시인의 자세는 친자연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자연 친화적인 삶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러…

60 시인따라 시집따라           03-15 운영자
시인따라 시집따라 문복선 시인의 『시간이 그린 그림』 자연과 인생을 통해 바라본 긍정적 현실 인식 김 준(시인, 서울여대 명예 교수) 시조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형시로 우리 민족의 사상과 감정을 우리의 언어와 가락에 담은 유일한 전통시이다. 시인 문복선은 자신의 시에 한 국적인 정서에 맞는 섬세한 언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자발적인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있다. 그는 자연을 대할 때 자연…

59 시인따라 시집따라           01-11 운영자
시인따라 시집따라 인간과 인생의 참된 가치를 추구하다 김준(문학박사,서울여대 명예교수) 1 자연은 한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어 왔는데 김토배시인 역 시 자연을 대상으로 시작활동을 하고 있다. 시인은 자연을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자연을 벗하면서 친밀감 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서 휴식과 행복한 여유를 맛보며 점차 자연에 동화되 어 간다. 이렇게 자연을 통해 자아를 확인하고 존재를 인식…

58 시인따라 시집따라           09-06 운영자
시인따라 시집따라 인간 본연의 순수한 삶을 추구 김 준 (문학박사, 서울여대 명예 교수) 1. 지금까지 자연은 한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되어 왔는데 시인 박동인 역시 자연을 소재로 시를 쓰고 있다. 그래서 자연을 시적 대상화 로 삼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초목을 대하는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 다. 이때 필요한 작업은 예민한 감수성과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참 신하고 함축적인 시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

57 시인따라 시집따라           06-14 운영자
동양적 향수의 서정과 인생의 의미 시인따라 시집따라 김 준 (시조시인, 서울여대 명예 교수) 1. 백필기 시인은 다른 여느 시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을 소재로 하여 시를 써왔다. 그에게 있어 자연이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상징하며 끝 없는 생명의 빛을 발산하는 대상이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정서적 측면 이 강하여 뛰어난 서정성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자연감정을 노래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연과의 교감에서 오는 정서반응으…

56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은 인생의 진실           03-30 운영자
시인따라 시집따라 김 준 (시조시인, 서울여대 명예 교수)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은 인생의 진실 1 문복선 시인의 시 세계를 보면 자연을 주요 소재로 삼아 그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시는 섬세한 정감으로 아름답고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보여 주는데 이는 사물에 대한 따스한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또한 그는 작…

55 강성효 시인의 『무위』           09-24 운영자
일상적인 삶에서 추구한 긍정적인 현실인식 강성효 시인은 여느 시인들처럼 자연을 소재로 하여 시작활동을 한 분으로 자연을 인간존재의 공간뿐만이 아니라 인간활동의 무대로써 생각하였다. 그 러므로 시인은 자연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사상은 바로 자연친화적인 삶의 자세와도 연결되어 있다. 즉 시인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통하여 자연의 질서를 배우며 순리대 로 인생을 살고자 하였다. …

54 김정희 시인의 『그 겨울, 얼음새꽃』-불교적 무심관을 통한 인…           06-11 운영자
불교적 무심관을 통한 인생의 성찰 김준(문학박사, 서울여대 명예교수) 1 김정희 시인의 시세계를 보면 거의 모든 작품에서 불교의 영향이 느껴지는 데 이것은 아마 어렸을 때부터 불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시작 활동 을 한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인은 노송 한 그루에서도 인생을 성찰해 보 며 백담사에 있는 돌탑을 보면서도 소유욕을 버리고 담담하게 관조하는 태도 를 보이고 있다. 이것…

53 조영희 시인의 『시간의 사슬』           03-13 운영자
조영희 시인의 『시간의 사슬』 자연의 심지에서 피운 서정의 미학 김준 (문학박사. 서울여대 명예교수) 1. 인간은 누구나 희노애락을 반복하며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생 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고 또한 많은 갈등을 겪어야 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수없이 번민하는 인간의 현실은 이상과는 늘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인간은 여 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

52 고동우 시인의 『끌림』           01-04 운영자
시인따라 시집따라 풍요로운 시적 상상력과 이미지 1. 생각을 바꾸면 시가 보인다고 한다. 이는 시적 대상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 는가의 방법과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효율성 두 가지를 다 포함한 말이다. 자 칫 밋밋해지거나 지극히 감성적으로 흐르는 관념적 표현을 자제하면서 얼마 만큼 상상력을 동원하고 시적긴장을 갖추느냐에 따라 시적 가치가 높아진다 는 의미다. 시의 필수요건이야 많지만 그…

51 허일 시조시인 (1)           12-13 운영자
눈물, 그 맛 그대 다셔보았는가 곰삭은 눈물 맛을... 슬플 때나 외로울 때나 아아 그리울 때나 골마지 소금도 삭을 젓국보다 깊은 그 맛. * 골마지: 묵은 간장에 허옇게 피는 곰팡이 상사몽(相思夢) 홍매(紅梅) 꽃잎 지는 한밤의 파과(破瓜)소리 내 입술 터지거라 깨무던 그 여인은ㅡ 달무리 서는 밤이면 아아 아려오는 잇자국. 기로(岐路)에 서서 갈기털 휘…

50 김연동 시조시인           10-16 운영자
갈꽃처럼 - 김연동 푸른 저 하늘을 휘적휘적 문지르다 그리움만 키워놓은 마른 갈꽃처럼 못다푼 화필을 들고 거울앞에 섰습니다 시장 돌아 나온 휜시간 몇가닥을 깊숙이 음각하는 좁은 내 이마위에 세속 길 등 시린 삶을 그려 넣고 있습니다 매미처럼 울어봤니 - 김연동 아득한 칠흑을 찢는 비상의 꿈을 꾸며 무수히 흔들리고 떨리는 어둠 속에 온몸이 지지러지던 매미처럼 살아봤니 다그치듯 흘러…

49 정순량           09-14 운영자
시(詩)처럼 살고 싶네 정 순 량 시처럼 살고 싶네 나의 삶을 시로 쓰며 없어도 가진 자 마냥 상상으로 부자 되고 복 받아 행복누리며 싯귀(詩句)처럼 그렇게. 눈엔 안보여도 영(靈)으로 대화하고 행간(行間)을 채우시는 그 분의 뜻 헤아리며 읽는 이 가슴을 울리는 선한 시를 쓰고 싶네. 읽는 이 누구에나 꿈꾸고 기쁨 주어 그 사랑 온기로 세상을 덥히면서…

48 김영애           09-14 운영자
강 김영애 걸어가다 만나거든 손을 잡고 가자꾸나 품은 뜻이 달라도 한 곳 향해 가는 길을 망초 꽃 하얀 눈망울 읽으면서 가보자. 손잡으면 고향 서로 묻지를 않는 거다 맺어진 너와 나의 설레이는 인연 속에 종다리 우는 보리밭 푸른빛도 한 줌 넣자. 갈대 김영애 진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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