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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따라 시집따라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5-01-11 19:14     조회 : 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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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따라 시집따라

인간과 인생의 참된 가치를 추구하다
김준(문학박사,서울여대 명예교수)


1
자연은 한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어 왔는데 김토배시인 역
시 자연을 대상으로 시작활동을 하고 있다.
시인은 자연을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자연을 벗하면서 친밀감
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서 휴식과 행복한 여유를 맛보며 점차 자연에 동화되
어 간다.
이렇게 자연을 통해 자아를 확인하고 존재를 인식하는 시인의 방식은
시적 외면보다는 내면을 중시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에서 우
리는 따스한 시적 정서를 느끼며 감동을 받게 된다.
때로 시인은 우리 나라의 자연 풍경을 노래하고 있는데 이곳은 소박하
고 단조로운 서민 공간이다. 하지만 낭만적인 곳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
을 수 있어 정신적인 여유마저 느끼게 된다. 이렇게 향토적인 자연의 모
습을 소재로 하며 자연미를 표출하고 있는 시들은 소재와 공간이 전혀
오염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 본연의 순수한 미를 간직하고
있는 이런 시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점차 시인은 자연을 통해서 삶의 지혜까지도 터득하게 되는데 이것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것이다. 즉 친자연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자세는 진정한 자유란 마음이 충만한데서 오는 것으로 정신적
인 것에 있음을 보여 준다. 그래서 늘 한자리에 있어 의연한 모습을 보
여 주는 나무처럼 자연을 통해 변하지 않는 삶의 진리를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쓰린 기억 내 뱉으며 하 세월 지나 온 길
뭇 사람 발길 아래 소리 없이 사윈 아픔
풀잎들 낮게 흐느낄 때 불러보는 그리움.
-<들꽃의 눈물> 전문-

시 <들꽃의 눈물>은 들꽃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시인의 감정을 이입시
키고 있다. 이러한 의인화 작업은 사물을 인격화하여 인간적 성격, 지
성, 정서가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으로 시적 감흥을 높일 수 있다.
꽃은 보통 시에서 추억을 일깨우는 매개체로 쓰이고 있어 우리에게 슬
픔과 그리움을 가져다주는 존재이다. 그래서 시인은 들꽃을 통해 ‘쓰린
기억’, ‘사윈 아픔’, ‘흐느낄 때’, ‘그리움’에서 보듯이 서정적인 자아가 표
출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를 감상과 애수에 젖게 하여 복고적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무한한 그리움을 노래하며 허무의 시각을 동원하는 것은 그 기저
에 인생의 정한이 있기 때문이다.
‘하 세월 지나 온 길’은 이러한 무상성을 노래한 것으로 인생은 그리움
과 기다림의 미학임을 담담하게 노래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는
들꽃을 통해 허무의 시각에서 인생을 바라본 것이라 할 수 있다.

목마른 바람소리 긴 목을 적시는 오후
저문 해 아쉬움에 억새풀의 외로운 노래
구름은 청유로 흘러 노을빛을 연주하네.

남겨진 여운마저 홀연히 떠나간 뒤
바윗돌 사이사이 울리는 밤의 서곡
피어난 여울목 향기 밤 안개로 흐른다.
-<여울목에서> 전문-

이 시는 공감각적인 이미지를 동원하여 시상 전개의 이동이 입체적으
로 표현됨으로써 순수 심미적 경향을 띄고 있다.
첫째 수에서 저문해가 아쉬워 억새풀은 외로운 노래를 하고 구름은 청
유로 흘러 노을빛을 연주한다는 표현은 우리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주며
시인의 풍부한 정서가 돋보이고 있다.
이렇게 시어의 참신성과 함축성, 그리고 경이적인 이미지를 통해 새로
운 이미지로 표현된 시는 예술성을 구비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수의 ‘여울목’은 여울이 턱져 물살이 세차게 흐르는 곳인데 원래
여울은 물살이 강이나 바다에서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빠르게
흐르는 곳을 말한다.
시인은 물살이 흘러가는 모습을 ‘밤의 서곡’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연과
의 교감을 통해 자연찬미적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피어난 여울목 향기 밤 안개로 흐른다.’ 역시 시인의 뛰어난 상상력이
돋보이는 구절로 자연친화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시 <여울목에서>는 대상의 내면세계에 치중하여 자연과 동화되고
자 하는 시인의 모습이 엿보이고 있다 .

사념의 마음 자락 털어내며 걷는 산길
아스라이 멀어져 간 호반의 물빛도 아려
수리봉 은빛 달이 뜨니 무심천에 학이 운다.
-<수안보 달빛> 전문-

이 시는 우리 나라 충청 북도에 있는 온천을 소재로 하여 쓴 것이다. 우
리 나라의 명승지를 묘사함으로써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런데 ‘사념’, ‘털어내며’, ‘아려’, ‘학이 운다’ 같은 표현에서 우리는 수
안보의 아름다운 모습과 시인의 정서가 대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것은 자연의 대상에 시인 자신의 감정이나 정신을 이입시킨 것으로 감정
위주의 시임을 보여 준다. 그래서 풍부한 감정이 자발적으로 표현되어
예민한 감수성을 보이고 있다.
‘산길’, ‘호반의 물빛’, ‘수리봉 은빛 달’, ‘무심천’이 어우러져 있는 수안보
의 모습이 시인에게는 우수의 감정과 눈물의 비가적 속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시가 인간의 감정 속에서 우러나는 정서의 정화작용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수리봉’, ‘무심천’은 충청 북도에 있는 강과 산으로 우리 산수의 아름다
움을 보여 주려는 시인의 의지가 엿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따금 들려오는 파도의 중얼거림
바람인가, 기울이니 새들의 날갯짓들
그리움 아련히 솟는 서해 바다 작은 섬.
-<작은 섬, 아침> 전문-

이 시 역시 우리 나라 서해의 작은 섬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파도와 바
람, 새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시 <수안보 달빛>처럼 비가적 정서가 아닌 마음 속에 떠오르는
심미의식과 무념무상의 정감을 노래하고 있다. 이것은 순수 심미적 경향
으로 자연 찬미적인 모습, 자연에 동화되는 모습인 것이다. 즉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자연 친화적인 성향을 추구하고 있다.
시인은 ‘파도’라는 자연에 시인의 감정을 이입시켜 그 감흥을 고조시키
며 시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리움 아련히 솟는’에서 우리는 따스한 휴식공간으로서 소박하고 단
조로운 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이곳은 시인에게는 평온한 마
음의 여유가 있어 행복감이 느껴지는 공간인 것이다. 또한 자연과 인간
이 서로 어울려 살 수 있음을, 그래서 유유자적한 정신세계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자연이라는 대상의 내면세계에 치중함으로써 마음의 평온이 자
연 안에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기도 하다.

찬바람이 숨죽이며 눈 내리는 산허리에
십리 벌 넓다 않고 밤새 핀 꽃의 향연
호젓한 너와집 뒤로 흰 겨울새 산을 넘네.
-<외딴집 겨울> 전문-

이 시는 감정적인 이미지의 제시를 통하여 겨울의 정취를 생동감 있게
보여 주고 있다. ‘찬바람이 숨죽이며’, ‘밤새 핀 꽃의 향연’, ‘호젓한 너와
집’, ‘흰 겨울새 산을 넘네’가 그것으로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즉
바람과 눈, 꽃, 겨울새, 산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 모습에서 자연과
의 친밀감이 느껴진다. 이것은 추상적인 서술이 아닌 사실적인 묘사로
우리네 산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오염되지 않은 환경은 정신적인 고향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
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또한 반문명적, 반도시적 입장에서 자연과 동화
되어 가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달리던 산맥들이 해유령을 넘던 그 곳
비암천 계곡물도 흐르다 쉬어가고
호반 옆 명동마트엔 발랑 댁 아주머니

이 동네가 작아 뵈도 유서 깊은 마을이라
가을을 그린 듯이 싱글 싱글 말을 하며
에둘러 먼 산을 보며 젖어드는 그 눈길.
-<발랑리에서> 전문-

이 시에서 발랑리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마을로 이것을 소재로 한 것
에서 우리는 짙은 향토적 색채를 엿볼 수 있다.
‘호반 옆 명동마트’, ‘유서 깊은 마을’에서 시인은 일상적인 사실성을 회
상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향토적인 자연을 대상으로
시를 쓴 것은 정을 나누며 살아가던 우리네 예전 모습을 그리워하기 때
문이다. 시어 ‘싱글 싱글’에서 시인은 밝음의 세계를 지향하며 행복한 이
미지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에둘러 먼 산을 보며 젖어드는 그 눈길’ 역시 이러한 인간적인
삶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삶의 멋과 여유가 있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애수에 젖고 있다.

해묵은
껍질 벗은
곧게 솟은
백송 아래

향 내음
엷은 잠결
반생을
돌아보며

너에게
길을 묻는다
남은 생은
또 어디로.
-<백송 아래서> 전문-

이 시는 백송을 바라보며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것은 자연에서 삶의 지혜를 터득하려는 태도로 자
연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인생을 발견하려는 모습이다. 또한 자연의
변화를 통해 인생의 무상감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반생을/ 돌아보며’는 이미 중.장년이 되어버린 시인의 모습이 백송에
투영된 것이라 여겨진다. 여기에서 우리는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는 자연
과 더불어 연륜울 더해가는 시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너에게/ 길을 묻는다/ 남은 생은/ 또 어디로’ 역시 자연에서 인간이 어
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을 찾고자 하는 태도이다. 이것은 무
념, 무욕의 달관된 경지로 자연에 동화되는 정신적인 여유까지도 보여
주는 것이다. 즉 시인은 이 시에서 자신의 내면세계에 숨어 있는 깊고
다양한 심사를 담담하게 관조하고 있는 것이다.

2
현대 시조는 내용상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것은 자연의 아름다움, 개인
의 정서뿐만이 아니라 현실 사회나 인생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
러므로 현대시 정신을 표방할 수 있는 주제의 심화가 필요한데 김토배
시인은 자신의 시에서 소시민의 삶을 사용하여 그들의 일상성을 이해하
기 쉽게 그리고 있어 감동과 함께 친근감을 주고 있다.
이것은 그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따뜻한 마
음의 소유자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또한 인생을 아무 욕심 없이 자신의
분수대로 살아가려는 모습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상황을 시로써 형상화하며 비정한 현실을 폭로하고 있다.
세파에 시달려 고통 받는 이들을 노래함으로써 인생은 우리에게 좌절과
고통을 주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그는 부정적인 의미의 삶의 고뇌
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고통에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바라
보려는 노력이 그것으로 올바른 삶의 지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태도에서 우리는 인생의 진실이 무엇인지 규명하려고 애
쓰는 모습, 그리고 사회와 현실을 인지하여 인간 존재의 의미를 알리고
자 노력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김토배 시인은 현실의 모습에만 안주하지 않고 과거의 사실에
도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6.25라는 처절한 역사를 소재로 하여 준엄
한 역사 의식을 보여 주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삶의 안식처인 아름다운
국토가 잿더미가 되어 초토로 변한 참상을 그리고 있다. 이런 비극적인
현실 앞에서 솟아오르는 울분과 비통함은 결국에는 조국 통일의 기원을
소망하고 있다. 이것은 애국.애족의 정신으로 우리는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는 존재임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인생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가치관을 추구한 김토배 시인은 우
리에게 감동을 주고 시의 영원성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미명을 밝혀주며
다가오는 발소리들

우유배달 신문이요
날품팔이 작은 외침

낙엽이 구르는 소리에
한 소절이 피어난다.
-<일상예찬 6-새벽길> 전문-

이 시는 소시민들의 일상을 보여 주고 있는데 특히 쉽고 평이한 시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쉽고 평범한 것이 소중한 것임을 보여
주려는 시인의 의도라 여겨진다.
‘우유배달’, ‘신문’, ‘날품팔이’ 등은 우리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
로 소박하고 그날그날 먹고 살기 바쁜 서민의 모습이다. 이들은 단조로
운 생활을 하며 모든 것에 욕심내지 않고 오로지 자기 자신의 삶에 충실
하고자 한다. ‘미명’, ‘발소리들’은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를 보여
주는 시어이다.
‘한 소절이 피어난다’는 그래도 희망이라는 믿음에서 다시 힘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 주는 구절이다. 이것은 일상적인 사
소한 것에 만족하며 고마움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희망에 닿으려는 노력을 보여 줌으로써 비록 보잘 것 없고 평범
하지만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감동을 얻게 된다. 이것
은 독자에게 참다운 삶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루만큼 버텨오던
거리의 짧은 인연

도시의 한 모서리 천변을 서성이다

말없는
시간의 저편
외로움에 녹슨 철길

연거푸 취해 버린 겨운 삶의 그늘 따라

마냥 걷던 발길들이
머물던 그 자리에

수면 위
달빛은 가고
붉게 취한 흐린 바람.
-<달을 삼키다> 전문-

시 <달을 삼키다>는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자신의 내면 세계에 투영
시켜 형상화함으로써 독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시인은 여기에서 사회와
현실을 인지하여 인간 존재의 본질을 해명하고자 애쓰고 있다.
‘하루만큼 버텨오던/ 거리의 짧은 인연’은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이다.
이것은 ‘도시의 한 모서리’로 그 시상이 연계되어 외롭고 고독한 모습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또한 도시와 문명으로 소재가 다양화되어 소재의
확대라는 차원에서 볼 때 그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말없는/ 시간의 저편/ 외로움에 녹슨 철길’ 역시 인정이 메말라버리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도시 생활을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인생을 살면서
겪고 느낀 감회를 꾸밈없이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정
을 나누며 살아가던 우리네 예전 모습을 그리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겨운 삶의 그늘 따라’는 현대인이 지닌 삶의 고뇌를 보여 주는 것으로
시인의 심화된 사유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의 ‘붉게 취한 흐린 바람’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지만 시인 나름대로 인생의 의미를 찾고
자 애쓰는 모습인 것이다.

세상 이치 다 몰라도
하늘 보며 지난 살이

계절의 문턱에서
생의 옷깃을 여민다.

한 자락
흰 구름이 벗인 듯
향기로 떠 오른다.
-<차를 마시며> 전문-

이 시는 차를 마시며 세상사로 인해 복잡해진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
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시인은 일생을 사려 깊게 관조함으로써 욕심 없
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계절의 문턱에서/ 생의 옷깃을 여민다’는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깨달음
을 얻는데 이것은 세속적인 명예나 지위에 연연해하지 않는 것이다.
‘한 자락/ 흰 구름이 벗인 듯/ 향기로 떠 오른다.’ 역시 집착이나 고뇌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려는 자세이다. 이때에 세상사에 여유가 생기며 유
유자적한 달관된 경지에 이르게 된다. 결국 시인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삶을 추구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걸어 온 일상사에 까닭이야 없을 소냐
소줏발 아침으로 일하던 미장공 세월
지우금 가물거리는 멀리 떠난 뒤안길

열사의 모래 바람 이국의 거치른 땅
길고 긴날 부대끼며 움켜 쥔 두 주먹에
흰 머리 빛바랜 풍상 달랑 남은 집 한채
-<미장이 사연> 전문-

이 시는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삶의 애환과 시련을 노래하고 있다.
첫째 수에서 ‘소줏발 아침으로 일하던’은 힘겨운 삶의 현장을 보여 주는
것이다. ‘멀리 떠난 뒤안 길’과 둘째 수의 ‘이국의 거치른 땅’ 역시 자신의
살아온 날들의 고통과 인내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움켜 쥔 두 주먹에’에서 우리는 고통에 좌절하지 않고 굳건한
의지로 헤쳐나가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
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흰 머리 빛바랜
풍상 달랑 남은 집 한채’에서 보듯이 결국 희망 없는 모습으로 남게 된
다.
이렇게 시인은 삶의 애환이나 현실의 고달픔을 자신의 시에서 보여 주
고 있다. 이것은 문학 작품은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진실이 그 속에 담겨
있어야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과 인생에 대한
지성적인 비평을 통해 시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 것이다.

아득한 기억 속의 노을 빛 아픔이다
바다 끝 외침 소리 뜨거운 숨 삭이는 데
서로를 향한 몸부림 숙명의 파도 소리

너와 나 갈라놓은 차가운 선 한 가운데
하얀 밤 지새우며 깎아 세운 푸른 자유
아침을 바라다 보는 젊은 너의 발자취

상처의 쓰림마저 포옹하는 짧은 떨림
얇게 흐르는 한 낮 햇살 시름 잊은 지난 계절
마주친 너의 두 눈빛에 허물어진 철책선.
-<해금강-통일 전망대에서> 전문-

*해금강:휴전선 동해 쪽의 바위섬.

시 <해금강>은 국토분단이라는 역사적인 비극을 소재로 하고 있다.
첫째 수에서 ‘노을 빛 아픔’은 국토분단의 상처를 의미하고 있는데 이것
은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서로를 향한 몸부림 숙명의 파도 소리’는 이러한 비극 속에서 겨레의
고통을 증언하며 전쟁은 그만큼 우리 가슴에 큰 상처와 아픔으로 자리하
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둘째 수의 ‘푸른 자유’, ‘아침’, ‘젊은 너의 발자취’는 그래도 희망적인 모
습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은 조국의 통일을 간절하게 기원하는 마음으로
애국주의적 사상이 담겨 있다 할 수 있다.
셋째 수의 ‘포옹’, ‘한 날 햇살’, ‘시름 잊은’, ‘허물어진 철책선’은 이러한
희망의 연장선상으로 조국과 더불어 운명을 함께 하고자 하는 조국애가
그 기저에 있다. 물론 ‘상처의 쓰림’처럼 조국의 비운을 맞아 애통하는
심정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가슴아파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시의
주제가 담겨 있는 ‘허물어진 철책선’에서 우리는 한 핏줄로 이어진 형제
임을 주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3
김토배 시인은 우리 국토를 돌아보며 그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있다. 조
국 강산에 시인 자신이 동화되어 자연과 시인의 정서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조국애로 연결되는데 국토 분단이라는 비극적인 현실을 노
래함으로써 애국심 역시 보여 주고 있다.
또한 고통스러운 삶의 현장도 고발하고 있는데 이것은 부정적인 의미
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이러한 냉혹한 현실을 극복하고 새
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숨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이 시대를 대변하고 반영하여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
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발하고 있다. 이것은 인간적인 것에 대한 관심
과 애착으로 인생의 의미를 추구했기에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에 진정한 문학이 되며 주제의식의 심화에 따른 시적 진실을 얻게 되는
것이다.


김토배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예창작) 수료
·한국 방송대학교 (국문과) 졸업
·「시조문학」 천료
·시조문학문우회 회원
·시조시인협회 회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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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따라 시집따라 인간 본연의 순수한 삶을 추구 김 준 (문학박사, 서울여대 명예 교수) 1. 지금까지 자연은 한국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되어 왔는데 시인 박동인 역시 자연을 소재로 시를 쓰고 있다. 그래서 자연을 시적 대상화 로 삼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초목을 대하는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 다. 이때 필요한 작업은 예민한 감수성과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참 신하고 함축적인 시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

57 시인따라 시집따라           06-14 운영자
동양적 향수의 서정과 인생의 의미 시인따라 시집따라 김 준 (시조시인, 서울여대 명예 교수) 1. 백필기 시인은 다른 여느 시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을 소재로 하여 시를 써왔다. 그에게 있어 자연이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상징하며 끝 없는 생명의 빛을 발산하는 대상이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정서적 측면 이 강하여 뛰어난 서정성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자연감정을 노래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연과의 교감에서 오는 정서반응으…

56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은 인생의 진실           03-30 운영자
시인따라 시집따라 김 준 (시조시인, 서울여대 명예 교수)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은 인생의 진실 1 문복선 시인의 시 세계를 보면 자연을 주요 소재로 삼아 그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시는 섬세한 정감으로 아름답고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보여 주는데 이는 사물에 대한 따스한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또한 그는 작…

55 강성효 시인의 『무위』           09-24 운영자
일상적인 삶에서 추구한 긍정적인 현실인식 강성효 시인은 여느 시인들처럼 자연을 소재로 하여 시작활동을 한 분으로 자연을 인간존재의 공간뿐만이 아니라 인간활동의 무대로써 생각하였다. 그 러므로 시인은 자연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사상은 바로 자연친화적인 삶의 자세와도 연결되어 있다. 즉 시인은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통하여 자연의 질서를 배우며 순리대 로 인생을 살고자 하였다. …

54 김정희 시인의 『그 겨울, 얼음새꽃』-불교적 무심관을 통한 인…           06-11 운영자
불교적 무심관을 통한 인생의 성찰 김준(문학박사, 서울여대 명예교수) 1 김정희 시인의 시세계를 보면 거의 모든 작품에서 불교의 영향이 느껴지는 데 이것은 아마 어렸을 때부터 불교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시작 활동 을 한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인은 노송 한 그루에서도 인생을 성찰해 보 며 백담사에 있는 돌탑을 보면서도 소유욕을 버리고 담담하게 관조하는 태도 를 보이고 있다. 이것…

53 조영희 시인의 『시간의 사슬』           03-13 운영자
조영희 시인의 『시간의 사슬』 자연의 심지에서 피운 서정의 미학 김준 (문학박사. 서울여대 명예교수) 1. 인간은 누구나 희노애락을 반복하며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생 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고 또한 많은 갈등을 겪어야 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수없이 번민하는 인간의 현실은 이상과는 늘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인간은 여 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

52 고동우 시인의 『끌림』           01-04 운영자
시인따라 시집따라 풍요로운 시적 상상력과 이미지 1. 생각을 바꾸면 시가 보인다고 한다. 이는 시적 대상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 는가의 방법과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효율성 두 가지를 다 포함한 말이다. 자 칫 밋밋해지거나 지극히 감성적으로 흐르는 관념적 표현을 자제하면서 얼마 만큼 상상력을 동원하고 시적긴장을 갖추느냐에 따라 시적 가치가 높아진다 는 의미다. 시의 필수요건이야 많지만 그…

51 허일 시조시인 (1)           12-13 운영자
눈물, 그 맛 그대 다셔보았는가 곰삭은 눈물 맛을... 슬플 때나 외로울 때나 아아 그리울 때나 골마지 소금도 삭을 젓국보다 깊은 그 맛. * 골마지: 묵은 간장에 허옇게 피는 곰팡이 상사몽(相思夢) 홍매(紅梅) 꽃잎 지는 한밤의 파과(破瓜)소리 내 입술 터지거라 깨무던 그 여인은ㅡ 달무리 서는 밤이면 아아 아려오는 잇자국. 기로(岐路)에 서서 갈기털 휘…

50 김연동 시조시인           10-16 운영자
갈꽃처럼 - 김연동 푸른 저 하늘을 휘적휘적 문지르다 그리움만 키워놓은 마른 갈꽃처럼 못다푼 화필을 들고 거울앞에 섰습니다 시장 돌아 나온 휜시간 몇가닥을 깊숙이 음각하는 좁은 내 이마위에 세속 길 등 시린 삶을 그려 넣고 있습니다 매미처럼 울어봤니 - 김연동 아득한 칠흑을 찢는 비상의 꿈을 꾸며 무수히 흔들리고 떨리는 어둠 속에 온몸이 지지러지던 매미처럼 살아봤니 다그치듯 흘러…

49 정순량           09-14 운영자
시(詩)처럼 살고 싶네 정 순 량 시처럼 살고 싶네 나의 삶을 시로 쓰며 없어도 가진 자 마냥 상상으로 부자 되고 복 받아 행복누리며 싯귀(詩句)처럼 그렇게. 눈엔 안보여도 영(靈)으로 대화하고 행간(行間)을 채우시는 그 분의 뜻 헤아리며 읽는 이 가슴을 울리는 선한 시를 쓰고 싶네. 읽는 이 누구에나 꿈꾸고 기쁨 주어 그 사랑 온기로 세상을 덥히면서…

48 김영애           09-14 운영자
강 김영애 걸어가다 만나거든 손을 잡고 가자꾸나 품은 뜻이 달라도 한 곳 향해 가는 길을 망초 꽃 하얀 눈망울 읽으면서 가보자. 손잡으면 고향 서로 묻지를 않는 거다 맺어진 너와 나의 설레이는 인연 속에 종다리 우는 보리밭 푸른빛도 한 줌 넣자. 갈대 김영애 진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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