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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보다 더 먼 고향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6-02-20 17:23     조회 : 453    

고향보다 더 먼 고향

    정 완 영

고향을
찾아가니
고향은 거기 없고

고향에서 돌아오니 고향은 거기 있고

흑염소
울음소리만
내가 몰고 왔네요


  고향을 떠나 온지 반백년이 지났다. 마을 앞 신작로는 아스팔트 옷
을 입고 으스대며 내달리고 손잡고 줄을 섰던 초막들은 소식조차 끊어
진지 오래다.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낯선 이 뿐이고 코흘
리개 친구들은 어디에 숨었는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길 없다. 골목
을 지나는 바람 찬바람만 쌩쌩 불고 동구 앞 느티나무조차도 날 알아보
지 못하리만큼 모든 것이 변해 버렸다. 상전벽해라더니 이를 두고 한말
이렸다. 1960년대는 ‘솥 적다 솥 적다’ 소쩍새 울려놓고 굶기를 밥 먹듯
하며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바로 그 보릿고개를 극복하기 위해 단봇짐
을 둘러매고 고향을 뒤로한 채 도시로도시로 떠나갔고 국토개발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많은 사람들이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사회는 급격히 변
화되어 공간적 정신적 고향 상실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와 때
를 같이해 문학에서도 고향에 대한 작품이 많아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
한 일이리라.
  백수 정완영 시인의 12권의 시조집중에서 고향이나 향수와 관련된
시조가 100편이 넘는다고 한다. 고향의 어릴 적 체험에 대한 상상의 즐
거움은 귀소본능이라는 일종의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서 얻어지
는 쾌락이며 위안이리라*. 시적 화자도 고향의 선험에 대한 것들을 상
상하며 고향을 찾았을 것이다. 작품 “고향보다 더 먼 고향”의 초장인 ‘고
향을 찾아가니 고향은 거기 없고’에서 보듯이 찾아간 고향은 너무도 많
이 변해 상전벽해가 되어 있어 유년시절 체험했던 상상의 고향은 없었
던 것이다. 그러나 화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중장 ‘고향에서 돌
아오니 고향은 거기 있고’에서 보듯이 그렇게 편안하고 그립고 사랑스
러운 어릴적 고향이 또 뇌리에서 하나씩 둘씩 상상의 고개를 드는 것
이다. 그리고 종장 ‘흑염소 울음소리만 내가 몰고 왔네요’에서는 고향을
잃은 상실감만 안고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직도 생생하게 들리는
듯한 고향의 소리라도 가져와야했겠지요. 흑염소 울음소리는 자연친화
적인 고향을 환유한 것이며 소리를 몰고 왔다함은 시어를 육화肉化시
켜 구상화한 작품으로 읽고 또 읽어도 깊은 향수鄕愁에 젖는 작품이다.
  요즈음 흔히 접하는 작품들 중에는 상상이나 비유가 도를 넘어 전문
인들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난해한 작품들로 독자를 오히려 내쫓
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시조의 멋과 맛은 역시 압축과 비유와 간
결함에 있지만 독자가 쉽게 읽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어
야 시공을 초월해서 많은 독자에게 회자膾炙되리라 본다.

* 김민정: 정완영시조의 고향성 연구 (시조학 논총, 한국 시조학회, 2004)


정진상
·《한맥문학 》시조부문 신인상 등단
·《한국 국보문학 》시부문 신인상 등단
·한국시조시인협회, 한국시조문학진흥회,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사랑시인협회이사, 여강시가회부회장, 시조문학문우회원
·시조문학 작가상, 한국시조사랑시인협회 작가상, 의사문예전 최우수상
·시조집 청진기에 매달린 붓 , 스트레스과학의 이해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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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보다 더 먼 고향 정 완 영 고향을 찾아가니 고향은 거기 없고 고향에서 돌아오니 고향은 거기 있고 흑염소 울음소리만 내가 몰고 왔네요 고향을 떠나 온지 반백년이 지났다. 마을 앞 신작로는 아스팔트 옷 을 입고 으스대며 내달리고 손잡고 줄을 섰던 초막들은 소식조차 끊어 진지 오래다. 마을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낯선 이 뿐이고 코흘 리개 친구들은 어디에 숨었는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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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호시인의 작품세계           10-14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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